하천의 이용과 재해

 고대문명의 발상지가 모두 대하천 유역에 있었던 것은 인류의 생활과 하천이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도 하천이 인류에 대해서 공헌하고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며 수력발전 ·농업용수 ·공업용수 ·상수도 ·담수어업 ·수운 등 그 이용이 극히 다채롭다. 

특히 한국에서는 논농사가 주체를 이루기 때문에 농업에 대량의 물을 사용하는데 그 대부분은 하천에 의존하고 있다. 또 공업지대에서 사용하는 공업용수도 역시 하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하천은 인류에게 혜택만을 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호우(豪雨)나 융설(融雪)에 의해서 홍수를 유발하여 인류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 때문에 이따금 홍수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치수공사가 국가적인 사업으로 중요시된다. 종래의 하천공사는 치수공사가 주체였으나 근년에는 물 수요의 증대에 따라 물의 고도이용이 강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량의 계절적 변동이 큰 한국의 하천은 이용면으로는 불리한 점이 많다. 홍수가 났을 때의 물을 그대로 바다에 방류하는 것은 자원의 낭비이므로 이것을 댐에 저수해서 유량의 변동을 평균화하고 필요할 때 이용하는 것이 수자원 이용의 근본원리이다. 따라서 치수와 이용수와의 사이에 일어나는 모순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하느냐가 금후의 큰 문제이다. 유량이 적은 강에서는 수산물이 적으며, 유속(流速)이 너무 빠른 곳에서는 어로가 곤란하다. 

하천의 수질은 생산에 큰 관계가 있다. 강산)의 물이 혼입하여 pH가 낮은 강, 유기물의 산화에 의한 소비로 용존산소가 적은 강에서는 생물이 적다. 근래에 대도시, 특히 공업도시를 흐르는 하천수는 하천의 오염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공업 폐수나 세제를 포함한 생활용수 ·오수(汚水) 등에 의하여 하천수가 심하게 오염되어 악취를 내뿜고,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많아지고 있다. 
세계 각처의 강물의 오염도 아주 심해졌다. 그러므로 각국에서는 강물을 소생시키기 위하여 공해방지 ·환경오염방지 ·지하수 법 등을 제정하여 강물의 소생에 많은 노력을 하였다.

한국이나 동남 아시아 여러 나라의 미작농업(米作農業)은 하천의 유역 평야에 발달하였다. 이로 인하여 이들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용수 배분(用水配分)과 용수의 유지,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농민 상호간 혹은 지역간에 분쟁을 일으키는 일이 많았다. 한편, 홍수를 막기 위하여 제방을 쌓고, 촌락 주위를 둑으로 쌓아 보호하거나, 관개 시설을 하는 데는 많은 인력이 필요했으므로 협동심을 불러일으키고 단결심을 굳게 하였다. 

근래에는 수자원을 보호하고 효과적인 이용을 위하여 하역종합개발이 실시되고 있다. 오늘날 각국에서는 하역의 종합개발사업을 활발히 진행시키고 있다. 한 하천의 유역에 있는 토양 ·삼림 ·지하자원 ·수력 등의 모든 자원을 보전하고, 합리적 ·종합적으로 이용, 개발하려는 하역종합개발은 결과적으로는 하천 자체의 고도 이용이 주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홍수는 막대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으나, 이 파괴력을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자원으로서의 가치는 절대적인 것이 될 것이다. 최근에 이르러 치수대책 ·수력발전 ·관개용수 ·공업용수 ·수원 ·주운 등을 결합한 다목적댐 건설은 수자원의 이용과 유역의 보전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에서도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을 종합적으로 이용하려는 4대강 개발 계획에 따라 국토종합개발이 추진되었다.